에서와 야곱. 그들은 어머니의 태속에서부터 서로 싸웠다. 형은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았고 동생은 속임수로 장자의 축복권을 빼앗았다. 결국 형은 동생을 죽일 계획을 세웠고 그 형을 피해 동생은 20년동안 타국에서 나그네 생활을 하였다. 얍복강을 건너 고향으로 돌아오던 동생은 형에게 용서를 구했고 둘은 화해를 하였다. 그러나 성서 저자들은 두 형제의 화해 이후 그들의 후손들 사이에 있었던 기나긴 반목의 역사를 기록한다.

        야곱의 백성이 출애굽 후 가나안을 향해 가던 중 에돔 족속이 거주하던 세일 산의 왕의 대로 이용을 요청하였을 때 에돔의 백성은 형제인 그들을 환영하는 대신 칼과 창으로 그 길을 막았고 야곱의 후손은 거친 광야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 20-21).  모압 왕 발락의 사주를 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려 했던 발람의 예언중에 등장하는 에돔은 이스라엘의 원수였다. “그의 원수 에돔은 그들의 유산이 되며 그의 원수 세일도 그들의 유산이 되고…”( 24:18). 이스라엘 왕 사울 주변의 대적들 중에는 형제 국가인 에돔도 있었다 (삼상 14:47). 솔로몬 시대에는 에돔 사람 하닷이 일어나서 솔로몬의 왕권을 위협하였다 (왕상 11:14-25).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아모스, 그리고 말라기 선지자는 한결같이 에돔을 향한 심판의 메세지를 전하였고 시편 중에는 바벨론 포로 생활을 하던 유다인들의 에돔을 향한 증오와 저주가 담긴 노래가 있기도 하다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해 받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저희 말이 훼파하라 훼파하라 그 기초까지 훼파하라 하였나이다” ( 137:7).



사진: 양각 나팔


        구약 성서중 가장 짧은 오바댜 서의 저자 오바댜와 동일한 이름이 성서에 12번 등장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저자인 오바댜와 관련이 없다. 랍비 문학에 의하면 북 이스라엘의 왕 아합의 궁내 대신이었던 오바댜는 에돔 출신으로 그가 선지서의 저자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오바댜서의 본문 내용은 이를 부인한다. 본문에 등장하는 예루살렘 (11), 유다 자손이 패망하는 날 (12), 시온 산에서 피할 자 (17) 등의 문구들이 선지자가 북 이스라엘이 아닌 남 유다 지역에서 사역을 하였거나 적어도 남 유다와 관련된 예언 사역을 하였다는 것을 증거하기 때문이다.

        선지자 오바댜에 관한 개인 정보가 없다 보니 선지서의 기록 시기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멀리는 주전 9세기 중엽부터 남 유다가 멸망 당한 주전 586년 경 혹은 그 이후까지 학자들은 여러 기록 연대들을  추정한다. 한편 오바댜는 유다 백성의 죄악이나 멸망의 원인을 지적하는 대신 유다의 환난의 때를 틈타 형제 나라를 노략하였던 에돔의 죄악과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유다의 회복을 강조한 메세지를 전한다.

        세일 산지의 에돔은 바위 틈에 거주하며 높은 곳에 사는 이들이었다 (3). 에돔은 요세화된 산지에 살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바댜는 그들의 교만을 꺽는다.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에서 너를 끌어내리라” (3-4). 에돔은 공생 관계에 있던 열국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것이고 에돔의 지혜자들이 몰락하고 그 땅의 용사들 역시 다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을 오바댜는 예언한다 (7-9).

        형제 국가인 유다의  재앙, 환난, 그리고 멸망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에돔에 대해, 오바댜는 에돔과 유다의 관계가 열국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당하고 영원히 멸절되리라네가 형제의 날 곧 그 재앙의 날에 방관할 것이 아니며…” (10-12). 그들은 리브가로부터 출생한 쌍둥이 형제의 후손이었다. 그들의 선조는 얍복강 건너에서 목을 어긋맞추어 울며 화해를 했었다. 그러나 에돔은 형제 유다의 환난을 방관할 뿐 아니라 멸망의 바람을 몰고 오는 열국의 길잡이 역할을 하였고 환난을 피해 도망가는 유다인들의 길목을 차단하였다 (14).

        에돔은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형제 야곱을 저버렸다. 그들은 예루살렘의 재물을 탐내었고 열국과 함께 예루살렘을 노략하였다 (11).  에서의 형제였던 야곱의 후손을 향한 에돔의 소행은 그저 인간 역사의 한 구석에서 벌어진 한토막 사건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형제를 돌아보지 않고 그 형제를 멸망시키는데 앞장선 에돔의 죄악을 좌시하지 않으셨다. 최고의 선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그 이익을 위해서라면 형제라도 버릴 수 있는 에돔을 향해 오바댜의 하나님은 공의의 심판으로 다가오신다. “여호와께서 만국을 벌할 날이 가까웠나니 네가 행한 대로 너도 받을 것인즉 네가 행한 것이 네 머리로 돌아갈 것이라”(15).


사진: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의 묘(시온산 근처)


        한편 오바댜는 형제에 의해 버림당하고 유린당한 야곱 족속을 위한 소망의 회복을 전한다 (17-21). 야곱 족속은 다시 시온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은 네겝과 에서의 산 (세일 산지) 을 차지할 것이다. 과거 열국과 형제 에돔 족속에게 수탈 당하였던 시온 산에 올라가 에서의 산을 심판하게 될 것이다. 오바댜는 선지서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록한다.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 (21). 인류 역사의 펜은 사람이 쥐고 있고 사람에 의해  쓰여지는 듯 하지만, 그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다. 연대를 알수 없는 오바댜의 외침은  영원한 진리의 경고를 담고 있다. 옳은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하지 않고 좋은 것만을 추구하는 세대. 눈앞의 이익을 위해 형제를 버리는 세대. 타인의 환난을 돌아보지 않고 죄악으로 배를 채우는 세대의 인생을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신다. “네가 행한 것이 네 머리로 돌아갈 것이라!”


위 글은 "새가정사" 7-8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