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시대를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서는 늘 곁에 두고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두루마리(Scroll)로된 성서만이 통용되었다. 제임스 쿠겔 (James Kugel)의 말을 들어 보자. 





"고대에서 성서 본문은 페이지를 넘겨 읽는 책이 아니라, 두루마리에 기록되었다. 한 무리의 특별 처리된 동물 가죽들이 일정한 너비로 잘리고 바느질을 통해 하나의 긴 두루마리로 탄생된다. 본문은 세로 단 (column)으로 두리마리에 기록되며 한 단에 들어가는 본문의 양은 오늘날 큰 책의 한 페이지 분량에 해당한다. 고대의 독자들은 한 단의 글을 다 읽으면 두루마리를 돌려, 다음 단이 드러나게 한 후 그 단을 읽는다. 두루마리에 적힌 본문의 순서 보존을 위해 한 끝단을 긴 나무 막대에 고정시킨 후 말아 보관한다. 때로는 양 쪽에 막대를 두어 두루마리가 한쪽 막대에서 펼쳐지는 동시에 다른 막대에서 말려지도록 하였다. 그런데 불과 몇 단밖에 되지 않는 중요한 본문은 어떻게 하는가? 나무 막대로 말아 보관하기에는 너무 적고, 그렇다고 한 장의 양피지의 형태로 두는 것은 오늘날 당신의 사무실에서 던져진 한 페이지의 복사지와 같아서, 곧 사라지거나, 구겨질 운명에 처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경우 고대 서기들은 서너 개의짧은 본문들을 하나의 긴 두루마리 본문으로 통합하였다. 이 때문에 이사야와 같은 긴 책은 자기 자신의 두루마리를 가지는 반면, 호세아, 아모스 등과 가은 짧은 선지서들은 하나의 두루마리, 즉 "열둘의 두루마리"에 통합된 것이다." (James L. Kugel, "How to read the Bible," 구약성경 개론, 김구원, 강신일 역, 784-785)





우리 집에는 아마 10권 정도의 성서가 집 구석 구석에 있지만, 성서 시대 당시에 기록된 성서는 희귀한 것이었다. 성서 시대의 사람들은 수작업을 거쳐서 제작되는 성서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주로 회당이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신명기 6장의 쉐마 이스라엘 (이스라엘에 들으라!, 6:4)는 성서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하나님의 말씀은 귀를 통해 전달되었고, 기록된 성서 두루마리 역시 낭독자의 성서 읽기를 들음으로 그 성서의 내용이 전달 되었다. 예수께서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이는 당시 성서 이야기가 일반인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들음" 즉 "경청"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두루마리 성서는 회당에 보관 되었다. 오늘날 유대인들은 회당에 "아론 코데쉬" 라고 해서 성서 보관함이 회당 앞쪽에 있다. 성서 시대에도 이와 비슷한 아론 코데쉬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루마리 성서를 보관하였던 것은 분명하며, "게니자" 라는 성서 무덤이 있었다. "게니자"는 성서가 오래되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때 그 두루마리 성서를 넣어 두는 일종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는 두루마리 성서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유대인들이 회당에 가면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는 것이 성서 시대의 상황이었는데, 출애굽기 24:12에 보면, 하나님께서 율법과 계명을 기록한 성서 돌판을 모세에게 주어 백성들에게 가르치라고 명하는 말씀이 나온다. 성서의 기록 목적들중 하나는 율법과 계명을 백성들에게 가르치는 것이었으므로, 분명 공공 장소에서 백성들에게 율법의 내용들을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신명기 31:11-13에도 공공 장속에서의 성서 낭독을 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로 듣게 할찌니"... 느헤미야 역시 공공 장소에서 토라를 백성들에게 읽어 주었다.(느 8:1-8) 사도행전 13:15에는 안식일날 모세오경과 선지서를 정기적으로 읽었다는 말씀이 나온다. 





이로 보건데, 공공 장소, 특히 안식일날과 절기때 공공 장소에서 성서 낭독 시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누가 성서를 읽었는가? 다시 신명기 31장으로 돌아가 보자. 9절 말씀에 의하면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이스라엘의 장로들에게 율법을 백성들 앞에서 낭독할 것을 명한다. 여호수아 8:34에서는 여호수아가 직접 성서를 백성들 앞에서 낭독한다. 느헤미야 8장에서는 학사 에스라가 성서를 읽는다. 신약 성서 시대로 넘어가서, 마태복음 23장을 보면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아서 백성들에게 율법의 내용을 가르쳤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물론 예수께서도 회당에서 성서를 읽었는데 (눅 4:16), 당시 예수는 랍비로 인정 받았고, 랍비들 역시 성서를 읽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유대 회당에서는 랍비들이 성서를 읽는다. 또한 바르미쯔바(계명의 아들) 의식을 행한 유대 남자아이에게도 안식일날 성서를 읽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허락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