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라그 바오메르

Jewish tradition & Yeshua 2011.05.23 02:26 Posted by Israel
         2-3주 전부터 동네 아이들이 길거리에 있는 나무들을 주워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나무들을 어디에서 그리도 많이 구하는지, 심지어 슈퍼마켓 카트를 이용해서 나무들을 실어나르면서, 마치 만선한 배를 이끌고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선장이 된양 의기 양양하게 흡족한 웃음을 지으면서 나무 수례를 끌고 가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이때쯤 되면 전통 절기인 "라그 바오메르"가 다가온 것입니다. Lag ba-Omer는 유월절 둘쨋날 저녁부터 오순절까지의 49일 기간중 33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 날 불을 피우기 위해 아이들은 몇주전부터 그렇게 나무들을 주워 모으는것입니다. 라그 바오메르 날이 오면 동네 곳곳 빈들에서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주워온 나무들에 불을 붙이고 고기도 구워 먹고 신나고 즐겁게 놉니다. 

 

        왜 하필 33일째 이런 전통 절기를 지키는 것일까요? 궁금해서 길거리의 유대인들에게 물으니 마치 신도림 역의 아침 출근길 때 군중들이 달려가니 나도 달려야 하는가 보다 라며 뛰어가는 사람인양 답을 합니다. 그 동안 지켜왔으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가려운 것을 긁어줄만한 도우미들을 잘못만난 탓이겠죠. 역시 인터넷은 우리 시대 최고의 섬김이입니다. 무엇이든지 왠만한 것은 다 답을 주니 말이죠. 그 답의 진위 여부는 별개로 하고요. 여기 저기 인터넷을 서핑해보니 공통적으로 라그 바오메르가 시작된 이유들을 이렇게 말해 주네요. 참고로 유대인들은 두명이 한가지 문제를 갖고 격한 논쟁을 벌이다가 3가지 결론을 내린다 할 정도로 다양한 결론들을 수용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1. 랍비 아키바의 제자 24,000명이 죽은 것을 추모하기 위해. 그럼 왜 죽었느냐? 이들은 토라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삶에 실천할줄 모르고 사랑을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아키바의 제자들이 죽임을 당한 것은 로마 정부에 반기를 들다가 결국 죽임을 당했다. 라고 되어 있기도 하네요. 

2. 랍비 시몬 바르 요카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는 아키바의 수제자인데 훗날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 캐논 "조하르 (The Brightness)"의 저자입니다. 

3. 주후 132-135년 사이에 있었던 바르 코크바 봉기를 기념하는 절기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이 날 밤새도록 노는 날입니다. 부모들을 괴롭히면서요. 어제 천만 다행으로(???) 아들은 일찌감치 집을 나가 친구들과 함께 밤새도록 놀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근데, 딸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불청객인줄 모르고 말이죠) 밤새도록 소란을 피웠습니다. 정말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공포 영화를 보겠다고 해서 방에 컴퓨터도 옮겨주었는데 진짜배기 공포는 아이들의 웃고 떠들고 비명지르는 소리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조용하라고 상기된 얼굴로 크게 소리지르고 싶었으나 ~~~~~~~~~ 속으로만 외쳤습니다. 잠좀 자자 잉...~~~~
평소 근처 다른 집에서 밤 늦도록 떠들고 놀면 뭐 저런 사람들이 있어!!! 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내가 바로 그 욕을 먹는 날이자 복수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히브리어로 제잘되었기에 어글리 코리안이 되지는 않았겠죠. 

        아침에 8시쯤 겨우 눈을 떠서 보니 아이들이 잠시 자는 듯 하더니 저의 귀를 괴롭히기 위해 또 고성방가를 지르면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잠해졌고 밤새도록 아빠와 엄마를 괴롭힌 딸은 이제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