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속의 이스라엘은 흔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이 넘쳐 흐르는 땅은 아니다. 지난9월 예루살렘 구도시 내의 서쪽벽 (일명: 통곡의 벽)에서는 초막절 기간을 맞이하여 대제사장의 축복 기도 시간이 있었다.대제사장의 축복 기도를 받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서쪽벽에 몰려들었지만, 그 날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라는 것들중 하나는 바로 이른 비가 내리는 것이었다.그만큼 이스라엘은 지금 물 부족으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의 경우10월 말일 날 지중해변의 도시 네타냐에는 121 mm의 많은 비가 내렸고 그 아래쪽에 있는 텔아비브 역시 51 mm가 내렸다. 또 지난 3월자 신문에는 13년만에 사해 바다의 수위가 약 13cm 정도 상승하였고 갈릴리 바다 역시 1m정도 상승하였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초막절이 훨씬 지나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비 소식이 없다. 얼마전에 잠깐 먼지 바람을 씻을 정도로 적은 양의 이른 비가 내린 것이 전부일 뿐이다.하늘을 바라보지만, 갈멜산에서 엘리야의 사환이 보았던 손바닥 만한 작은 구름 조차도보이지 않는, 얄미운 푸른 하늘 뿐이다. 광야의 양떼들과 염소떼들도이쯤 되면 푸른 기운이 돋는 부드러운 풀을 기대하며 들판으로 나가지만 여전히 푸석거리는 먼지 바람속에 메마르고 거친 풀을 뜯다가 해질 무렵 우리로 돌아올 뿐이다.


어제 저녁 일기 예보에 이번 주에도 비 소식이 없는 한 주간을 보낼 것이라는 실망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처럼 아침에 일어나 멀리 떠오르는 태양빛을 가릴 만한 구름이 있는지를 살펴 본다. 내심 전날의 일기 예보가 틀리기를 기대하지만, 그 기대는오래 가지 못하고 이내 태양은 그 온 힘을 다해 광야를 내리쬐며 밤새 이슬을 머금은 풀들을 바싹 말리기 시작 한다.

비는 언제 오려나? 잠시 성서 이야기를 하지만성서속의 비는 하나님의 축복이며 언약의 상징이다. (히브리어-게셈)는 히브리 성서에37번 등장하는데대부분의 경우는 하나님의 규례와 계명 준수와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것이 바로 이다. 즉 계명을 준수하면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내려 주겠다는 약속을 성서는 한다( 11:10).  그러나, 단순히 비의 내림은 계명 준수와만 관련 있지 않다. 비의 내림은 사람이 얼마나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도구이다. 비는신 앞에서 겸손히 무릎을 꿇게 하고, 우리의 삶이 그 분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때때로, 늦어지는 비 내림은 우리의 교만한 마음을 다시 한번 꺽을 수 있는 기회를주고자 하는 하나님의 배려이기도 하다. 비는 그 분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 5:45).”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정치 정당도 가자 지역의 비 내림을 위해 간구할 것을 모슬림들에게 부탁하였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리기도 하였다. 전쟁의 상처로 깊은 시름을앓고 있는 가자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대부분 개인 우물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비가 내리지 않고는 그 우물속의 물도 오래가지 못한다. 2006년 지하 조직이었던 하마스가 정치 정당으로 부상한 이후,  바닷물의 담수화 작업을 통한 물 공급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이 후 국제 사회에서의 지원역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자 지역내의 삶은 고통그 자체이다. 그 고통을 완화시켜 줄 것은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뿐이다.

이스라엘 내의 예슈아 (예수의 히브리식 발음)를 믿는 유대인들 역시 예배 때 마다  비를 위한 공동 기도제목을 내 놓는다. 그 비가 누구 머리 위에 내리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비는 골짜기를 타고 여기 저기를 돌아 다니며, 그 땅을 적신다.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이에 있는 8m 높이의 보안 장벽을 넘어서, 요단 서안 지역내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에게는 미운 오리가 되어버린 정착촌의 유대인들에게도, 성전산의 모슬렘들과 그 아래 서쪽벽에서기도하는 정통 유대인들에게도 비는 동일한 축복을 허락 한다.

종교와 영토 분쟁으로 얼룩진 이 땅이지만 비를 기다리는 심정만큼은 동일하다.  이른 비가 흡족히 내리는 날, 광야의 양떼들은 들판을 뛰어 다닐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이른 비가 내리는 날,그 동안 쌓였던 슬픔과 아픔 그리고 서로를 향한 분노의 감정이 씻겨가고 잠시 나마 시름을 놓는 웃음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비가 내리는 날 나는 우산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비를 맞으면서 겸손히고개를 숙일 것이다. 인생의 연약함과 그 분의 계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늘 은혜를 베푸시는그 분의 향기나는 사랑을 찬양하리라